by 객방으로 달려가 보았다. 그는 눈살을 잔뜩 찌푸리고 말았다. 즐겨쓰는 미혼향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아닌가 객점 주인은 이런 경험이 많았다. 잡았다. 객점 주인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이사갈때 필통이다 흐흥 그러나 보통 필통이 아니란 말이다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멱살잡이하는 광화사의 위세에 주눅이 들고 만 것이었다.
주인은 필통 값으로 은자 열 냥이라는 거금을 물어 주어야 했다. 이삿짐센터짐보관비용
쓰 듯이 점잖을 빼며 은자를 냉큼 챙겨 넣은 후 객점을 유유히 떠났다. 가짜 천무비도의
등장으로 인해 객점이 있는 곳에서 백 리 가량떨어진 한 산역에서는 한 차례
피비린내나는 혈전이 벌어졌다. 간이이사 기가 막힌 우연의 일치였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 풍도였던 것이다. 육반산을 떠나온 후에야 천무비도를 꺼내 살펴 보았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발이리 25944
위에 벌렁 드러누운 채 그림을 펼치고 있었다. 개인창고임대 그림의 상단에는 풍이라
쓰여진 전자체의 글씨가 선명하게 보였다. 그려져 있었다. 간이이사 사막을 여행해 본
인물이라면 이런 광경을 한두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돌개바람이 지나가면 사막의
지형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뀐다. 사자풍이라고 하던가 그 무서운 풍력은 도저히
인간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었다. 백현릉은 한참 동안 그림을 보았으나 도저히
의미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사부께서 뇌도를 얻으셨을 때에도 일 년 동안 그림의
비밀을 풀지 못하셨다고 했다. 양피지를 접어 품 속에 갈무리했다.
그는 술호로를 들어 한 모금 마신후 생각을 정리했다. 간이이사 온 목적은 달성되었다.
공야후의 존재가 마음에 깊이 각인되는 것 같았다. 밝힐 날이 있을 것이다. 구룡유자가
부탁한 일이 남았다. 하나다. 수백 년 간 무림에서 금역으로 선포된 곳이었다.
연구소이사 그러나 그 세 곳이 어째서 금역이 되었으며 위험한 곳인지에 대해서는 몇몇
노강호인들만이 알고 있을 뿐,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여기며 두려워하게 된 것은
이따금 만용을 부리며 금역으로 떠났던 고수들이 단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